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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7월 마지막 날

진짜 진짜 오랜만에 일기. 회사에서 써보려고 했는데 도무지 집중이 안 돼서 실패. 주말에는 대전엘 다녀왔다. 변수 진짜 싫어하는 나인데 무진장 변수가 많았음. 먼저 터미널 잘못 내림. 대전에 터미널이 복합, 고속, 시외 이렇게 세 개있고, 고속에서 내려야했는데 어쩌다보니 복합까지 가버림. 고속에서 내렸으면 시험장까지 10분컷이었는데 ㅠ ㅋㅋ 그래도 복합터미널에 식당이 많아서 한 끼 쉽게 해치웠기 때문에 오히려 이득이었음.

 

시험시간보다 두 시간 정도 여유있게 도착했기 때문에 시험 치르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 난이도는 평이했다. 하나 느낀 건 '공부하면 되는구나...(!)' 이걸 거의 10년만에 느껴본 것 같은데...? 하지만 아리까리했던 문제들은, 나와서 기본서 훑어보니 다 틀려서 ㅋㅋ 결과는 장담 못하겠다. 그래도 시행처가 워낙 문제 꼬아서 내기로 유명한 곳이라 걱정했는데, 정말 기관 성격에 맞는 문제들만 잘 골라서 낸 듯하다. 규정집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죠...?

 

다만 같은 고사실에서 보는 사람들 중에 왜케 빡대가리들이 많은지. 수험표 출력할 때 밑에 뜨는 안내 및 주의사항. 그거 숙지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감독관에게 건건이 묻고 있으니 복장 터질 노릇이었다. 어느 조직에 가든 그런 사람들과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음.

 

시험 끝나고 나와서는 터미널에 또(!) 잘못 감 ㅋㅋㅋ 아니 이럴 수가 있나...? 근데 나같은 초행자들은 잘못갈 수 있다고 충분히 합리화를 해본다. 왜냐면 고속이랑 시외랑 거리가 너무 가까웠거든 ㅠ 아무튼 멍청이처럼 난 시외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렸고(처음에 의심 못했던 건 내가 기다리던 와중 서울행 버스가 그곳에 줄줄이 도착했기 때문...시외버스면 서울행도 안 와야 맞자나요?) 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안 오길래 표를 다시 보니 난 1키로 옆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에 갔어야 했다. 급한 대로 한 시간 뒤 티켓을 끊고, 시간도 많이 남았겠다 그냥 걷기를 택했다. 날씨가 정말x10000 더웠는데 이런 날 더위 만끽해보지 또 언제 해보냐 하는 생각에 무작정 걸었다. 대전은 근 7년만에 방문하는 거였고, 당시엔 겨울이었고, 친구들 만나느라 대전이란 도시를 주의깊게 살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그 기회 잡은 거지. 근처에 그 유명한 쌍둥이로 지어진 정부청사를 지나 걷고 또 걸었다. 대전은 참으로 초록색이었고, 아파트명이 웬만해선 세 글자였으며...도로가 정말 깨끗했다. 쓰레기 버리면 벌 받을 것 같았다. 그리고 놀랐던 건 개방화장실에 휴지있던 거...! 이건 꽤 센세이션했음. 왜냐면 난 우리 도시에서 일단 휴지있는 개방화장실을 잘 못 봤기 때문. 아무튼 한 시간 기다려서 버스타고 돌아오는데 대전이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라고 그간 생각했는데 몸이 지쳐서 그런지 갱장히 멀게만 느껴졌음. 또 옆에 앉은 외국인이 앞좌석에 발 올려놓는 개똥매너를 선보이는 바람에 남의 발만 실컷 구경하다 옴.

 

집에 와서는 나름 보상의 의미로 마라샹궈를 얼른 시켰고, 씻고 나와서 배달 봉투를 열었는데 내가 기존에 보던 통보다 너무 큰 거다. 이상함을 감지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마라탕...ㅋㅋㅋㅋㅋ...그때의 황당함은 정말. 어쩐지 결제할 때 평소보다 금액이 너무 저렴하다 싶었는데 피곤에 뇌가 쩔어서 당시엔 이상한 걸 몰랐음. 역시나 맛은 그저 그랬는데 집 들어갈 때 사간 맥주 한 캔 까니까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다음 날까지 죙일 잤다. 사람이 이렇게 자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고 또 잤다. 요 몇 주간 너무 괴로웠다. 자고 싶을 때 못 자고 휴가 내면서까지 공부하는 그 하루하루가 진짜 지쳤다. 그러면서 '난 공시 이런 건 절대 못하겠구나'라는 걸 확실히 느끼게 됨. 아무튼 하루에 내 스스로 10시간 공부하는 거...진짜 인생에서 처음해본 것 같은데. 대학 때 열심히 안 산 벌을 이렇게 받는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꼈음.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은 ㅋㅋ 드디어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 조금 알게 됐다. 고딩 때 한국사 책 구석기 파트만 겁나게 읽던 나는 없다구~!~! 또 한국어 능력시험도 봤는데 뜻밖의 백분율 95퍼...! 시험보고 나오면서 개조졌다~! 이 생각했는데 결과 받고 띠용때용함. 역시 내 국어 실력 아직 죽지 않았구나...뿌듯했음. 

 

요즘엔 현 직장에 너무 현타가 온다. 오늘도...지난 주도...매일 매일. 질린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싫다'라는 말과 '질린다'라는 말은 엄연히 다르니까. 그래서 굳이 따지자면 후자. 지겨워서 괴롭다. 그리고 나의 부서장께서 보이는 그 특유의 화법과 행동이 있는데 그걸 나에게 하지는 않지만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정말 '왜 저래?' 싶어서 또 괴롭다. 나보다 한참 어른에게 이런 말 죄송하지만 정말 너무 싸가지 없어...너무너무. 예의없는 사람 질색해서 그 태도를 보는 게 참 힘들다.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이라 옆에서는 다들 아무말 못하고 그걸 받아주는데, 이러는 나 역시도 쪼렙이라 걍 관전만 하는데...그런 상황이 또 괴로워...그래서 오늘부로 이 조직에 대한 미련이 싹 접혔음. 기대가 되지 않는, 발전이 없는...! 고인물들은 썩어가는, 그 와중의 맑은 물조차 꼰대인...! 정말 엉망진창이군.

 

그나저나 낼 8월. 와우. 8월의 개인적인 목표는 토스 점수 만들기. 이거 하나만 해도 성공일 듯...? 왜냐면 8월은 넘 더우니까. 그리고 엔쎄쓰 수리 매일매일 조금씩. 문해, 자료 파트 문제도 조금씩 매일 풀기. 이번에 일주일 벼락치기 하면서 자료해석할 때 진짜 토할 것 같아서 우웩우웩하며 풀었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꾸준히 푸는 수밖에. 그리고 협상...간접적으로 협상 의사 전달이었다니...ㅋ 시이펄 ㅠ 비밀협상이냐고~!~!~! 아무튼 이건 이제 절대 안 까먹을듯. 그리고 친구가 준 책도 읽고. 개인적으로 주문한 철학책도 읽고...ㅎㅎ 할게 많네. 그래도 이것만 해도 8월 성공일 듯. 아자아자.

 

(+)

아자아자. 라고 써놓고 문득 2년 전에 썼던 일기를 다시 봤는데 느낀 점 하나. 내 글쓰는 실력은 퇴화한 것이 분명하다. 으잉? 이렇게 잘 썼다고? 긁적긁적하다가 다시 이 일기로 돌아왔는데 조졌다, 시이펄, 비밀협상 등등 단어 선택 난리났다. 오늘부터 3일 1일기 정도는 쓰겠읍니다...그리고 나는 2년 전에도 똑같이 현타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때 현타를 대하는 태도와 오늘의 태도가 너무 달라서 개터짐 ㅋㅋ 진심 오늘은 무슨 초등학생 같아. 그래도 이렇게 힘 한 번 뺴고 철없이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ㅎㅎ 또 합리화를 해봅니다...마지막으로 오늘의 노래는 엔믹스의 롤러코스터. 앨범아트가 너무 이뻐. 여름 그 자체라 볼 때마다 청량하고 행복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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